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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발달

친구를 때린 아이, 집에서도 혼내야 할까요?

by daily8 2026. 7. 15.

저도 처음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때렸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당장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차분하게 물어보니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친구가 말없이 가져가서 싫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화난 이유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친구를 때린 행동까지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됐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과 잘못된 행동을 단호하게 알려주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집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해줘야 할까요?

“왜 때렸어?”보다 먼저 직전 상황을 확인해 보세요

친구를 때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도 놀란 마음에 “왜 그랬어?”라고 바로 묻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말만 듣고 상황을 판단하기보다 당시 상황을 직접 본 선생님에게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랬을까요?”라고 넓게 묻기보다 “때리기 직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중이었나요?”, “친구와 어떤 일이 있었나요?”, “비슷한 상황이 전에도 있었나요?”처럼 손이 나가기 바로 전의 장면을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친구를 때렸다’는 결과만 들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단서가 생깁니다.

때리기 직전 상황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단서
직전에 있었던 일 다음에 연습해 볼 행동
친구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져갔다 “내가 놀고 있어.”, “돌려줘.”라고 표현하기
차례를 기다리다가 화가 났다 기다리기 어렵다고 말하거나 어른에게 도움 요청하기
친구가 가까이 오는 것이 싫었다 “싫어.”, “하지 마.”라고 말하기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이 생겼다 선생님에게 도움 요청하기
뚜렷한 갈등 없이 손이 나갔다 피곤함, 배고픔, 흥분 정도 등 당시 상태도 함께 살펴보기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에 이유가 있다는 것과 그 행동이 괜찮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도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네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갑자기 가져가서 싫었구나.”라고 마음은 이해해 줬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그래도 화가 난다고 친구를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라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단호하게 알려줬습니다.

 

화가 나고 억울하고 싫은 감정까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알려줘야 하는 것은 그런 감정이 생겼을 때 친구를 때리는 대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입니다.

집에서는 다시 혼내기보다 다음 행동을 알려주세요

어린이집에서 이미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은 아이를 집에서 다시 오래 혼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에 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장난감을 가져가서 손이 나갔다면 집에서 자동차나 인형을 이용해 비슷한 상황을 짧게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장난감을 가져가면서 “친구가 네가 가지고 놀던 자동차를 가져갔어.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바로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돌려줘.”, “내가 놀고 있어.”, “싫어.”, “선생님, 도와주세요.”처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말을 짧게 알려주면 됩니다.

 

아직 긴 문장을 말하기 어려운 아이라면 “줘.”, “싫어.”, “도와줘.”처럼 짧은 표현부터 연습할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친구에게서 잠시 떨어지거나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사과도 필요합니다. 다만 아이가 흥분해 있는 순간에 “빨리 미안하다고 해.”라고 말하게 하는 것만으로 끝내기보다, 먼저 행동을 멈추고 상대 아이가 괜찮은지 살핀 뒤 아이가 진정했을 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당시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려준 뒤 상대 아이의 부모님께도 미안하다고 연락했습니다. 다만 부모끼리 직접 연락하는 방식은 어린이집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에는 선생님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너는 왜 자꾸 친구를 때려?”, “또 그러면 어린이집 못 가.”처럼 아이 자체를 문제로 만드는 말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바꾸려는 것은 아이의 성격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가 손을 쓰지 않고 “싫어.”라고 말하거나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 그 변화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화가 났는데 친구를 때리지 않고 싫다고 말했네.”처럼 말해주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만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보다 대신 할 수 있는 행동을 배우고 실제로 사용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복된다면 횟수보다 같은 상황에서 나오는지 살펴보세요

한 번 친구를 때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다음 날 하원할 때 “오늘은 안 때렸죠?”라고 확인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이 반복된다면 횟수만 세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더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자유놀이 시간에 장난감을 둘러싼 갈등에서 주로 손이 나간다면 장난감을 지키거나 돌려달라고 표현하는 방법을 집중해서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친구나 장난감과 관계없이 피곤한 오후에 행동이 잦다면 당시 아이의 피로도나 배고픔, 생활 리듬 등 다른 조건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며칠 동안은 다음 세 가지만 확인해도 좋습니다.

  • 직전: 손이 나가기 바로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 행동: 때리기 외에 밀기, 빼앗기, 소리 지르기 등이 함께 있었는지
  • 이후: 어른이 개입했을 때 진정했는지, 다른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었는지

 

이렇게 살펴보면 “이번 주에 세 번 때렸다”는 숫자만 확인하는 것보다 아이가 어떤 순간에 어려움을 겪는지 찾기가 쉬워집니다.

 

집과 어린이집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비슷하게 맞춰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장난감을 빼앗겼을 때 “돌려줘.”라고 말하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면 선생님에게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오늘 또 때렸나요?”만 묻지 말고 아이가 손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한 순간이 있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싫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면 이전과는 다른 변화입니다.

 

다만 때리는 행동의 강도가 매우 세거나 다른 아이 또는 아이 자신이 다치는 일이 생기고, 공격적인 행동이 여러 상황에서 반복되면서 또래 관계나 어린이집 생활에 어려움이 커진다면 단순히 훈육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아이의 행동과 발달에 대해 상담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행동 때문에 안전이 걱정되거나 부모와 교사가 대응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를 때렸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도 놀라고 속상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들어주는 것과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는 기준을 알려주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은 들어주되 행동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주세요. 그리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함께 연습해 보는 것입니다.

 

부모가 바꾸려는 것은 ‘친구를 때리는 아이’라는 아이의 성격이 아니라, 다음 갈등 상황에서 아이가 선택할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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